성전의 제사법에 의하면 각각의 제사에는 저마다 제물이 구정되어 있었고 거기에는 각각 이유와 의미가 있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새를 제외한 짐승으로 드리는 번제의 제물이 반드시 수컷으로만 규정되어 있는 것에도 그 이유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유대 랍비들은 번제의 제물이 수컷이 되는 의미를 ‘대표성’과 ‘견고성’이라는 데서 찾았다. 왜냐하면 번제는 제물을 모두 태워서 하나님께만 드림으로 드리는 자의 온전한 헌신의 성격을 갖는 제사인데 신앙이란 어떤 한 사람이 이렇게 헌신하는 모습을 통해 다른 사람들도 그 신앙을 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 집안이나 공동체의 대표가 하나님께 이렇게 진지하고 흔들리지 않는 신앙을 갖고 살아간다면 그 신앙의 모습은 그 공동체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서 모든 공동체는 하나님을 존경하고 경외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결국, 공동체 대표의 신앙의 견고함이나 의지가 그 공동체를 신앙의 공동체로 바꿀수 있다는 면에서 대표의 역할이 그만큼 크다고 이해한 것이다.
이런 의미가 번제의 제물로써 수컷을 드리는 의미라고 생각했다.
이런 신앙의 대표성 원리는 성경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욥의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욥은 수많은 시련과 고난이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신앙과 하나님을 갈망하는 모습을 끝까지 견지한다. 이런 모습은 당시의 사람들 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들에게 까지도 귀한 신앙의 모범이 되고 있다.
신앙은 자기 스스로 훈련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학습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누군가 좋은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그 사람을 보면서 신앙을 배우게 된다. 특히 그렇게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신앙을 소유한 사람이 가정에나 공동체의 대표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표자란 누구일까?
한 가정의 가장이나 공동체의 대표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신앙의 대표적 역할이 가능하다. 목회자는 교회 모든 성도들에게, 가장은 식구들에게 신앙의 모범과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을 보여주는 대표자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오늘날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하나님의 공동체에도 이런 신앙의 대표자적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I.B.A
댓글0개